3등칸 문을 열고 2등칸으로 우정이 이동하자 곧 빗발같이 총탄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설처럼 초보는 아니었으므로 치명적인 총탄은 모조리 다 피하고, 빗맞지도 않았다.

"매국노 주제에 이게 무슨 짓이냐!"

그는 자신을 쏘는 독립군들에게 한방씩 날리며, 교묘하게도 치명타는 피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모두 무장해제 당했지만, 아직까지 김대승은 승기를 잡고 있었다. 애초에 기차를 탄 인물들은 몇 되지 않았다. 약 16명 정도였지만, 그와 설에게 공격당한 약 7명 정도를 제외한다면...
아직 승기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었다. 기차를 멈출 가능성. 그리고 그가 여기서 죽을 가능성.

"매국노한테 뒷통수를 맞아 매우 아프시겠습니다."

3등칸에는 4명 정도의 감시인력이 붙어 있었다. 그녀를 별다른 보호 없이 보낸 것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이미 그녀와 함께 움직인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이다.
그녀가.
자신은 그저 그 선택에 잠시 몸을 맡겼을 뿐이었다.

지금은 제국과 독립군에 반한다고는 하지만, 무사히 이 기차에서 내리면 그는 제국으로 돌아갈 터였다.
제국이 맡긴 일을 성공하지는 않았고, 방해만 했지만...
그래도 그의 마음은 제국이었다.
아마도 모르게 벗어나리라. 자신과 같은 속물인 죽어가는 기누코와 함께 하리라.

"네놈이 과연 멀쩡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나!"

김대승이 쏜 총알이 귓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약간이지만 피가 흘러내렸다.

"...못 돌아가도 상관없고."

그말에 잠시 김대승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별 일이군."

잠시 김대승이 말을 쉬는 동안 우정은 천천히 그를 향해서 걸어갔다. 몸을 최대한 구부린 채로...

그리고 그들이 잠시 그렇게 숨을 고르는 동안 삼등칸의 설도 악전고투 중이었다.
애초에 그녀는 아가씨로 태어났지, 암살자나 혁명가로 태어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비키세요."

그녀의 말에 독립군들 중 거친 사람들은 비웃었다.

"비켜달라고? 매춘부 주제에."

"이 기차에는 동포들을 죽이기로 결정된 물건이 실려 있어요. 기차를 멈추고 다들 도망가게 해야 해요..."

"...거 참."

호위인력중 몇몇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무예로 단련된 인물이 아니었기에 그들에게 이내 멱살을 잡히고머리를 잡아채였다. 육혈포를 쓰려고 하지 않았기에 더욱 쉽게 제압당했다.
그녀가 쓰는 육혈포는 김대승을 향한 것이었지 독립군을 향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년아, 네가 우리한테 지금 뭔 말 하는지 알기나 하냐? 저 매국노들이랑 같이 놀아!"

그녀는 배에 주먹을 한 방 맞고 그대로 3등칸의 승객들 사이로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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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애초에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서부극이었습니다.
왜 아시죠...? 서부극에는 기차 탈취 장면이 굉장히 많이 나오잖아요...거기서 따왔습니다. 물론 주인공이 그렇게 강렬한 액션은 보이지 못하지만...
음, 봉감독의 설국열차에서 제목은 따오기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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