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이틀 전, 명은 그 기차를 발견했다. 중간중간 창문 유리가 떨어져 나가고, 피가 말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열차는 그동안의 살육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독립군들이 중간중간 차 안 에서 망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 명은 안도했다.
왜냐하면 그들 사이로 흰옷을 입은 반도인들이 서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지금 합류할 것인가? 아니면 종착역에서 그들을 만날 것인가...

먼저 그를 발견한 것은 독립군이었다. 그것도 총탄으로.

타앙!

거리가 멀어서 바로 닿지는 않았지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인 건 확실했다.

타앙!!

제국군인가 싶어서 명도 응사했다.
그리고 문이 화악 열리면서 김대승 대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한손에 육혈포를 들고 매섭게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얼굴을 아는 사람이다 싶었던 명은 그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어이~"

그의 부름에 김대장이 비아냥거리면서 대꾸했다.

"오이~"

"같은 독립군이오. 쏘지 마시오."

"...흥!"

김대장은 그제서야 가까이 다가오라는 손짓을 했다.

"새파란 애송이 같은데 어딜 그리 쏘다니나."

"내가 할 말이오. 제국군들 눈에 띄게 시리 종착역까지 그냥 달려가면 어떻게 하오? 더더군다나 동족도 살육하려고 하고...폭탄 실린 열차를..."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대승 대장의 얼굴이 화악 하고 달라졌다.

"무슨 말이오?"

"그 기차에 폭탄이 실려 있소. 설마하니 종착역에서 기차를 폭발시킬 생각은 아니시겠지? 동족도 타고 있는데..."

"...폭탄?"

폭탄 테러를 하려고 했으니 김대승 대장은 추궁받는 기분이었다. 젊은 애송이 놈이...


"무슨 폭탄 말이오? 우선 타시오. 운전수한테 속도를 잠깐 낮추라고 할테니..."

명은 종착역으로 가기로 한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보았다.
종착역으로 가서 저지하는 것보다는 같은 편의 말을 좀 더 들어보고 같이 폭탄을 제거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어서였다. 그렇게 명은 악마의 부름에 응해 기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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