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옷은 너무 작은데?
남편의 말에 아내는 고개를 젓고는 물었다.
당신이 너무 큰거야.
하지만 이래가지고는 여자라고 아무도 믿지 않을걸?
그게 중요해?
아내가 툴툴거렸다.
어차피 당신은 여자 옷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잖아. 지금 도망가는데도 당신이 자랑하는 디올 옴므를 입고 갈 생각은 아니겠지?
오, 그러지 말란 법도 있어?
모든 사람이 다 자기 좋은대로 할 순 없잖아. 양심이라는 걸 좀 가져보지 그래?
흥, 그건 천민들이나 갖는 거야.
아내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6살 연하의 남편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안 그녀는 병풍을 마구 쥐고 흔들었다.
그럼 당신도 귀족이랑 결혼하던가. 그랬으면 나도 이렇게 마음 고생 안 할 수 있는데. 어째서 귀천상혼같은 걸 해서 사람 피곤하게 하는지?
그때는 당신이 이런 여자인줄 몰랐어.
남편의 말에 아내가 다시 말했다.
나도 당신이 이런 남자인줄 몰랐어.
우리 둘 다 서로를 몰랐던 거군. 남자가 허탈하게 웃었다.
백지수표야, 부도수표고 우린 망했어.


-대니시걸에서 다소 영감을 얻었습니다. 내용은 영 딴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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