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동안. 그 카페를 들락거렸지만 답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고시원은 추웠고,  아기가 지내기에 편치 않았다. 미혼모 쉼터도 알아봤지만 아기와 헤어지기 싫은 나에겐 전혀 맞지 않았다.경찰아저씨는 요즘 바쁘다면서 카페에 오지 않았다. 서빙하는 아저씨도 바쁜지 대화를 잘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주세요."

1인분 시켜놓고 앉아 있는데, 카운터를 보던 할아버지가 말했다.


"아기가 귀엽구나...히터 틀어줄까?"

"아니오..."

서빙하는 아저씨 어디 갔냐고 묻고 싶었지만 할아버지는 먼 눈으로 저 먼 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남편의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아, 그동안 잘 ..."

"아. 교감 선생님."

"그래, 아드님 소식은..."

할아버지는 애써 빙긋 웃는 듯 했다. 얼굴에 잡힌 주름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이번에도 안되었더군요...교감선생님이 그렇게 신경 써 주셨는데..."

"저런..."

그때. 다른  순경 아저씨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초코 바닐라 3통!!"

그러고는 털썩 주저 앉았다.

"오래간만이네.  노순경.."

"뭐가 오래간만입니까? 그 스토커 놈때문에 아까전에 경찰서 들르셔놓곤.""

성질 사나운 경찰 아저씨는 툴툴 거리면서 서장의 괜한 단 것 애호때문에 자기가 애먹는다고. 화를 냈다..

"그래. 강선생은...?"

"그 친구보고 좀 그만 돌아다니라고 하세요. 괜한 오해사지 않습니까. 애 엄마가 구속시키라고 펄펄 뛰던데요.
 이력이 마침 스토커로 되어 있어서 더 하죠. 그 엄마한텐 이야기 안하고 그냥 불량배로. 만들어서 구치소 처 박아 놨습니다, 그러게 이렇게 위험할 땐 작작 돌아다녀야죠.  자르세요. 안그래도 사장님도 지금 위에서. 관심가지고 있는 거 아시죠? 그런데 서빙하는 놈까지 그럼 어떡해요?  안 그래도 김순경-그놈의 경찰 덕후 자식!-이 강선생 잡아죽일려고 작정 했답니다.그 자식 성격 무서운 거 아시죠? 그러다가 결국 일 낸다니까요..."

"...그 사람은 아니야."

"...아니라면 답니까?  다 됐어요? 한 2주 있다가 나올 거긴 하겠지만..."

그동안 서빙할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할까...? 하고 주인 할아버지가 갸웃 하는동안 알아서 챙기시라면서 순경이 말했다.

"아, 저기 쟤네들 있잖아요?"

"....될까?"

할아버지는 그 순간. 우리를 쳐다보았다.

"너희들.."

그리고 우리는 그 순간 맘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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