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조성진씨가 클래식 한류를 몰고 왔다.
굉장한 열기였는데, 그 와중에 콩쿨의 심사위원으로 있던 윤디 리의 편파적인 심사가 문제가 되었었다.
그 이후에 윤디 리가 내한공연을 했는데, 중간에 곡을 잊어버리는 통에 다시 시작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고 한다.(기사에만 의존한 것이라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서울에 연주회같은 거 갈 정도로돈이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서.)
분위기는 싸~늘 했고, 윤디 리에 대한 대중감정이 굉장히 나빴다고 한다.
그 싸한 분위기하고는 상관없이 그 전전달에 윤디 리의 음원을 받고 있었던 터라(부분만 받아서 또 한달을 기다려야 했음.)그 논란이 된 달에 다시 한 음반의 음원을 마저 다 받았다.
그리고 조성진씨의 음원도 다 받았고.
오늘 드디어 들었다.
평소 같으면 비쥬얼 락이나 아이돌 음악을 틀어놨겠지만 오늘은 여행 중이어서 버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밀어놨던 클래식 음원을 듣기 시작했다.
윤디리의 음원은 베이징 공연 실황이었고, 조성진씨건 요 최근에 나온 음반 음원이었다.
나는 사실 성악가나 일반 연주가가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건 상관하지 않는다.
음악만 듣는 터라 그 개인의 성격이 어떻고 저떻고는 내 관심밖의 영역이므로.
윤디리의 연주는 좋았다. 골조가 드러나는 건축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굵은 뼈대에 튼실하게 올라가는 구조물 느낌이랄까. 연약하다거나 반짝거린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얼굴로만 보면 반짝거리는 풍이 더 어울릴 것 같이 생기긴 했는데, 의외로 연주가 매끄럽다기보다는 선이 굵은 편에 가까워서 좀 의외긴 했다.
조성진씨의 음원은.
음, 이건 콩쿨에서 누구하고 붙던지 간에 결정난 것이었군 싶었다.
이게 콩쿨용이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기도 했다.
윤디 리가 선이 좀 굵은 편이라면 조성진씨의 음원은 별가루를 살짝 뿌려놓은 듯한 섬세함과
견실함이 느껴졌다. 그 말뜻은 천재라는 뜻은 아니고, 하루하루 쌓아놓은 연습량이 탑을 쌓은 듯이 정교하게 되어 있는 느낌이라는 뜻이다.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진 않았을 것 같았다.
천재라는 영역을 넘어서 아웃라이어의 영역이라는 느낌.
나는 천재는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어느 예술 영역이건 간에 천재가 태어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인성에 건실함이 있었야만 어느 정도로 인정받는 게 아닐까 싶은.
랑랑같은 오만한 연주자도 있지만- 랑랑 음원은 3개밖애 없어서 음악적으로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기사상으로 오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조성진씨는 관객에 대한 배려심과 전달하려는 성의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앞으로 연주자로서도 대성하시겠지만 후에 선생으로 남더라도 훌륭한 선생님이 되실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분이 나온 것은 우리나라의 음악 발전에 있어서도 좋은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