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장례식에 추도사를 맡았다.
너는 어제도 지친 몸을 추스르다
갑자기 운명하였다.
너의 기다란 목은 마치 사슴같아
나도 모르게 너의 추도사에서 시를 읊었다.
모두들 비난했지만 나는 너를 위해서
너의 눈물을 위해서 그 순간을 살았다.


아이들은 달리네. 거친 황야를 거슬러 올라가는 영양처럼
아아, 너는 아프리카의 한마리 영양이더냐
누가 널 쫓아낸단 말이냐.


위로 아래로
덧없는 이동만이  있고
잠이라도 느긋하게 자는 사자처럼
너의 적들이 휴식을 허용하지 않았더냐.

덧없는 밤의 시간
너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치 만인에게 잠을 빼앗은 독재자같이
군림하는 그들에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채

그렇게 시계의 초침처럼 정확하게
다시 도망을 친다.
도망쳐도 갈 곳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이냐.

피속에 겁을  잔뜩 넣고
달리는 너.
스라소니며, 사자들은 입만 벌리고 기다리면 되는 곳.
그곳이 너희가 사는 곳이더냐.

잠시 눈물 지으며
적의 장사를 지내는 그들에게
너는 다음을 말하며
그들의 곁을 지난다..

이미 순리는 정해져 있고, 더 이상 벗어날 수 없기에
너는 차라리 침묵을 택할 것이다.
앞으로의 수많은 레밍들이 태어난다한들
그건 너의 잘못은 아니라 생각하면서
자살은  너의 몫이 아니므로
너는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자살과 타살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때로는 타살이 더 잘못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프리카 영양의 추도문을 그렇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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