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나이테가 새겨진
의자에 앉아
나는 그를 생각한다.

10년전  그는 키가 나무같이 큰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의 키만큼 생각을 키웠다.
더 이상 자랄 곳도 없는데
내 생각은  이 나라를 벗어나 
그가 있을 저 먼 나라까지 자라나려 한다.

이 밤에  
저 이국 어느 땅에 그와 그의 아내와 아이가
웃을지 울지 모를 그 어느 땅에 
나무 뿌리를 심었을런지.

그때부터 잘린  내 그루터기는
더 이상 밑으로는 자라지 않는데
먼 소식은 그가 이제 밑으로 자라고 있다고 한다.

머나먼 상념..
레일 위를 달리는 세계일주 기차처럼
나는 그가 있을 저 먼 곳으로 
내  머리를 날려보낸다.

뿌리내린  그 어느 땅에서
어느 누구도 잘린 그루터기 묻지 않을 땅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나, 나의 생각을 마음의  날개에 실어
날려보낸다.저 멀리 날려보낸다.
그로 인하여 내 뿌리는 이 땅에 내리고
필요없는 가지는  저 멀리 떠난다.


기억하라.
나여.
네 뿌리 둘 곳  
그곳만이 너의 마음의 고향일지니..
더 이상의 빈집에 마음두지 말고
마음껏 땅에 발을 디뎌라.


그 굳건한 땅 어디에선가
뿌리를 잡아줄 누군가
널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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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느 모 게시판에서 본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조금 참조했습니다.
그러고보니 기형도 시인 시집을 언제 사놓았던것 같은데
오래간만에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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