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동네는 두군데 다 교통이 편리한 요지였다. 물론 교통이 편리하다보니 유흥가가 가깝게 있는 게 흠이긴 했지만.
오래간만에 다시 가보니 더 좋아졌다. 교통만.
동네 중심가는 상가들이 빽빽히 몰려 있고, 개인 업자들의 상가가 주욱 늘어서서 폼나는 곳이었는데 어느샌가, 프랜차이즈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
처음에는 몰랐다. 그게 뭐가 문제인지.
시골의사가 대기업에 개인이 몰리면 안된다고 이야기할 때도.
흥, 프랜차이즈가 더 친절하고 좋은 걸. 개인은 속이기도 하잖아.
프랜차이즈가 더 속이기 쉽다는 걸 몰랐다는 게 함정이었다.
덩치가 크니 욕얻어먹어도 끄덕도 않는다.
난 동네 가면 동네 가게들을 주욱 구경하는 게 놀이인지라, 이번에도 구경을 갔는데...
볼 게 하나도 없고, 메뉴판에 있는 거 먹어보자니 정말 질이 정말 떨어졌다.
녹아내린 음식을 보는 기분은...
동네 자영업자 같으면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닐텐데...
근데 동네는 그런 게 한 두개 아니라서...
프랜차이즈로 빽빽한 동네에서 프랜차이즈 규약 지키는 게 중요하지, 개인 고객이 중요한 건 아닐테니...시작하는 자영업자들중에서도 프랜차이즈를 이길만한 힘은 거의 없을테니.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아니 좀 이 아니긴 한 것 같다.
이건 내 개인 재테크와도 관련이 있다. 앞으로는 그 가격에 사지도 않을 거 거니와, 프랜차이즈는 근처에도 안 간다...돈 아까워서...
음식질이 이렇게 하향화된 것은 아이엠에프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마, 이건 동네서점을 죽인 온라인 서점들처럼. 앞으로 그렇게 진행이 될 듯 싶다.
온라인 서점이 과연 동네 서점들이 다 말라죽은 지금에도 예전같은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