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것은 내가 다시 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날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이다.
애초에 시작도 못한 일을 왜 걱정할까.
난 아무것도 아닌데.
거창한 일을 생각하기에는
나는 아직 조그만 일도 못해봤는데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나의 조그만 심장이여
심장이 터질 정도로 달린 적도 없고
눈이 시릴 정도로 하얀 눈위에
발자국은 낸 시간도 아닌 시간.
나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내 조그만 썰매차에 식량을 싣고
심장이 터지도록 새벽을 달린다.
아스라히 먼 저 지평선에 해가 돋아온다.
붉은 살점 여기저기 뚝뚝 흘리며
새벽이라는 하얀 늑대에게 물리며
해가 드디어 돋아온다.
자 달리자.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아.
저 멀리서 회색 늑대가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달리는 차들을 따라온다.
심장이 터지지 않아도 좋을.
눈이 시려 멀 만큼 시리지 않아도 좋을
그런 날이 다가온다.
회색 늑대여, 회색 늑대여
너 또한 달려도 좋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승리하는 것은 나! 우리!
마지막의 희생제물로
너 달리다 지쳐 숨을 할딱일때
그 흰눈의 붉은 피.
그것만이 너의 몫.
자! 달리자!
이 엄하고 냉혹한 세상에서
우리들을 위한 질주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