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신문에는 모 조직폭력배 두목을 살해한 혐의로 모의원의 숨겨진 아들이 체포되었다.고 나와 있었다. 전체적인 기사의 내용으로 따진다면 그 두목은 형일지도 몰랐다.
그 형이 살해되었다...웬만한 악력이나 힘으로는 상대도 안 될 그를 그 체형도 비리비리한 청년이 죽였다고?
시체가 발견이 안되었으니 아직까지는 혐의에 불과하다.
도구는 발견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형은 죽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정의는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깨물었다.
내용을 제대로 알려면 내부에 들어가야 할텐데...
삐리리리!
핸드폰이 울리자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아, 네. 은미씨...아, 그렇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는 은미와 약속을 잡고, 그녀가 있는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안녕하십니까."
좀 딱딱하게 인사하면서 그는 맞은편에 있는 테이블쪽으로 싯선을 던졌다.
거기에는 준명이 이마에 주름을 잡으면서 앉아 있었다.
"당신이..."
"아, 검사님."
"은미씨,난 이 사람 불러달라고 한 적이 없..."
말을 하려다가 준명이 입을 다물었다.
"...아?검사님은 제가 온 게..."
마음에 안 드느냐고 물었다가, 이내 그는 준명의 가슴에 달린 변호사 배지를 보았다.
"검사 그만두셨습니까?"
"쳇 ."
투덜거리면서 준명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그렇습니다. 귀하와 일을 하면서 검사들측에서 별로 안 좋은 소리가 돌더니...내 옷을 벗으라더군요. 흥."
"...아, 죄송합니다."
글쎄. 과연 준명의 말이 맞았던 것일까? 그건 준명 외에는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젠 이의원의 자문 담당 변호사입니다. 그나마 다행이죠."
그 말에 은미의 얼굴이 흐려졌다. 그 맑은 하늘같은 얼굴이 흐려지는 것이 정의에게는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럼, 은미씨. 우리 둘을 부른 건...어떻게 보면 반대편 사람들을 부른 거나 마찬가지일텐데요..."
정의의 말에 은미가 천천히 말했다.
"두분을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