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너무 길어져서 제목을 다소 생략하였습니다. 아래부터는 반말로 썼습니다...(양해해주십사)제목을 더하자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나는 불교인이 아니라서 불법의 뜻을 잘 모른다. 그저 좋은 것이려니...하고 있었을 뿐이다.(이 얼마나 태평하고 아무 생각 없는 짓인가...)그런데 불법의 수행방법이 생각보다 엄격하고 무섭다는 걸 알게 된 것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였다.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는 그 앞에 있는 만 보다는 자극적이진 않지만, 아내를 빼앗긴 남편의 수행법으로써는 참으로 잔인하고, 또 잔인하다.
내용을 읊어보자면, 시게모토 소장이라는 남자에겐 어린 시절 아버지의 친척에게 납치당하다시피한 고운 어머니가 있고, 그 어머니가 다시 아버지가 다른 아이를 낳아 그 친척 집에서 산다는 이야기이다. 그 어머니, 즉 자신의 아내를 빼앗긴 늙은 아버지는 가끔 아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데 그건 부정관이라고 하는 수행방법이었다.
아내 빼앗긴 남편이 골골...하다가 일찍 죽는다는 이야기는 황순원님의 독짓는 늙은이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의외로 이런 일이 흔하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같기도 하고...
하여간 그 부정관이라는 것이 아리따운 여성을 보면서 그 여성의 시체(썩어가는 시체, 똥덩어리 등등)등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 이 부분을 보고는 그냥 넘어갔는데- 어쩌다가 이북 할인으로 그동안 소문만 듣고 안 읽었던 세인트 영멘(성스러운 오빠들이 원제인데, 국내에서는 극렬 기독교인의 테러를 두려워했던 듯, 제목을 이미 알려져 있는 제목이 아니라 세인트 영멘으로 해놓았다. 뜻이야 통한다만, 아무래도 인지도는 많이 떨어진 듯.)을 읽다가-뒷권을- 부처가 아름다운 모델을 앞에 두고, 계속 똥덩어리만 그린 것을 보고 아, 이게 생각보다 심각한 수행법이구나...하고 깨달았다.
구니쓰네(시게모토의 아버지)는 계속 수행을 하지만, 그 수행을 아무리 해도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를 잊을 수 없었던 듯 결국 몇년만에 죽어버린다. 그 혹독한 수행의 댓가이기도 했으리라.
부처는 이미 깨달은 인간이므로 누구를 보건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그랬기에 아마 모델을 보고도 계속 본질만 보고 있었던 건지도...
같이 갔던 예수님의 뻘짓은 뭐, 더 할 나위도 없는 것이고...
하여간 종교심으로 보기보다는 종교의 트리비아를 파는 맛으로 보는 작품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저 비극적인 부정관을 비극적이고 심오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그 속에 섞어 내는 것이 묘미랄까.
같은 부정관인데도 하나는 개그, 하나는 비극으로 치닫는다는 점이 나에게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