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차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없는 남자들을 빌렸다.
한때 무라카미 키드인 적도 있었는데...(중학교, 고등학교때-막상 대학에서는 안 읽었다.)
세월이 무상하구나...
요즘은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구하는 게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닌데...
왜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을 구경할 때마다 무참한 기분이 드는 걸까.(아니 책 살돈도 충분히 있고, 한때 하루키를 그렇게 좋아한 적도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게 계속 소외받는 느낌...
나는 하루키가 가벼운 기분으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올려주듯, 그런 가벼움이 좋았다.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역시 팬들 사이에서 사랑을 듬뿍 받았던 빵가게 습격, 하고 빵가게 재습격이 되려나...(두편이잖아!라고 해도 어차피 같은 스타일이니...)
생활이 약간 없는 듯한(그러기에는 나의 치즈케이크 같은 가난...이 있군.)
그런 다소 인공적인 하루키가 좋았는데...
근데 여자없는 남자들은 생활미가 넘쳐 흐른다...흑흑.
여자에게 무슨 집착증이라도 생겼는지 하루키씨...아내가 없다, 아내가 딴 남자랑 잔다. 이혼했다...등등등...
난 평범한 하루키의 작품을 보려고 펼쳤는데 펼쳐진 건 결혼에 대한 환상따위!라고 퍽퍽 짓뭉개는 듯한 작품이...
...참 난감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