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의 동생은 천천히 요플레를 먹었다. 오물오물...이제 10대가 된 소녀에게 여기는 마치 천국같은 곳이었다.
비록 갇힌 몸이지만 필요한 건 다 있었다. 나갈 수는 없었지만 밖에는 아름다운 화장품 가게, 옷가게가 있었다.
밤이면 번쩍대는 빛이 안까지 들어왔다. 잠은 잘 수 없었지만 그녀는 그 화려한 풍경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낮이면 그가 온다.
사람들은 그가 온다고 하면 당황하면서 치울 것도 없는 방을 치웠다.

"잘 있었니? 한나?"

길준의 말에 그녀는 빙긋 웃었다.

"잘 있었어요, 당신은요?"

"나도 잘 있었지."

하나마나한 말을 나누며 길준은 의자에 앉았다.
예전에 그를 만나기 전에는 한나는 손발을 꽁꽁 묶인 채로 한 구석에 처박혀 있어야 했다.마치 짐짝처럼.
"그래. 이젠 슬슬 여기서 나가고 싶지?"

그를 만난 건 기적이었다.
오빠와 강제로 헤어져서 오게 된 다른 곳은 먼지투성이였고, 청소만 계속 해야했다.
예쁘게 클때까지는  부려먹을만큼 부려먹어야된다고...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모두 그녀를 공주처럼 곱게 다루어주었다.

"나갈 수 있나요?"

"...음, 넌 어떠니?"

"오빠를 만나고 싶어요...그때 그렇게 헤어진 후로 잘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디 심하게 다치거나 죽거나 한 건 아니죠?"

"잘 있단다. 귀가 잘 안 들리긴 했지만 그것도 고쳤어."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 사람들?"

길준은 못 알아들은 척 하면서 말을 흐렸다.

"그 사람들은 다른 데로 갔겠죠? 오빠를 빨리 만나고 싶어요..."

"...음, 그 전에..."

길준은 손가락을 튕겨서 사람을 불렀다. 불려온 사람은 붉은 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한 손에 쥐고 있었다.

"모처럼이니 우리 산책이나 나갈까? 한나. 저 드레스를 입어주지 않으련?"

"좋아요."

3분 뒤 한나와 길준은 각자 성장을 하고 그 옷에 어울리는 구두를 신은 채 방을 나섰다.
한나의 눈에 거리는 한없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빛나는 것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길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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