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쓰레기통 안에 있어요.
누군가 날 꺼내주길 바라죠.
야옹. 하고 울어봐요.
왜 거기 있니.
멍멍하고 강아지가 물어요.
본래 거기 있었어. 야옹.
강아지는 비에 털을 떨었어요.
왜 나오질 않니?
주인이 없어. 야옹.
강아지가 말했어요.
주인이 없어도 나올 수 있어.
날 좀 봐. 거리를 자유롭게 다니잖아.
멍멍. 하고 다시 짖으면서
멀어져요.
탁탁하고 발자국 소리가 사라져요.
나는 쓰레기통안에 살고 있어요.
얼마 뒤에 친구 강아지가
차에 실려가는 걸 보았어요.
무서워.무서워.
나는 쓰레기통에 몸을 묻었어요.
아무도 데려가지 못하게.
야옹.
이젠 데려가는 거 원하지 않아요.
날 이대로 두세요.
쓰레기통안에서 생각하게 내버려둬요.
여긴 먹을 것도 있고
가끔은 쓰레기를 먹으러
생쥐도 놀러와요.
생쥐는 날 싫어하지만
가끔 오는 방문객이 반가워
나는 인사를 해요.
야옹.
가끔은 외로워요.
몸도 가끔은 아파요.
하지만 아무도 없는 어딘가로
끌려가는건 싫어요.
목줄에 매캐한 냄새를 달고 사라지는
개들과 고양이들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건 이대로 있는 것 뿐.
아니, 예전처럼 주인이 팔로 안아주며
다정하게 속삭이는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쓰레기통에 있어요.
약냄새나는 사람들이 날 끌고가지 않게
가끔 그 네모난 차가 오면 쓰레기안에 몸을 묻고
때로는 고개를 들어 울어요.
야옹.
당신은 날 데려가줄 수 있나요?
따뜻한 당신의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