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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난초가 되지 않았다.
꽃망울 단 긴 잎의 난초를 보았다면
그건 아직 난초가 아니다.

은은한 향을 풍기는 난은
향기를 품기 전에는
난이 아니다.

그 꽃망울 터뜨려
그리 이쁘지 않은 꽃잎 내리뜨렸을 때에야
진짜 난이 된다.

꽃없는 난은 한번도 꽃피우지 않았으므로
향기 풍기는 난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 향기, 얼마나 아련한가.

옛 전설 속 흐르는 난들은
모두 꽃을 피웠나니
그 인재들은 모두 향이 있었노라.

그렇다고 질투해서는 아니된다.
향없는 자의 줄에 서서
향있는 자를 흘겨볼 수는 없나니.

아련한 향을 품기를 기대하며
다만 바라볼 밖에.
평생 미란이어도 좋을 그런 삶.
바라보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하며.

난이었노라.
향품지 못한 미란이었노라.
그러나 언젠가 향 품기를 고대하나니.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미란도
떄로는 난이라 할 수 있으리라.
그 향기 마음에 품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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