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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사랑해. 나는 널 죽이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고 있어. 여자는 힐끝으로 위협적으로 땅바닥을 콱콱 눌러댔다.
하지만 스승님은 입을 꾹 다물고, 그녀가 이미 반죽해가던 고령토 반죽이 뭉개져가는 걸 지켜만 보고 있었다.
난 당신이 필요해. 이런 흙토막따위보다 당신이 더 필요하다고.
나는 네가 필요하지 않아. 그리고...
스승님은 천천히 그녀의 어깨를 잡아 돌렸다.
너는 이미 경지에 올랐잖아. 이제 더 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아. 그래서 난 내 공방으로 돌아온 거야.
거짓말! 그녀는 스승님이 손을 뿌리쳤다.
당신이 없으면 난 그저 허깨비일 뿐이야. 당신이 그렇게 만들어놓고 이젠 날 내버리는 거야?
난 널 사랑해. 결코 잊을 수 없어! 그녀가 외쳐댔다. 하지만 스승님은 단 한번 그녀를 바라보곤 그만이었다.
허깨비라고 잘도 말하는구나. 스승님이 말했다.
사랑하나만으로 그런 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있다면 그건 천재고 바보겠지. 쉽게 얻은 걸 쉽게 버리는 사람말이다.
나도 네가 필요하지만.
스승님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땐 나도 내 경지에 오른 순간일 거다.그러니까 네 공방으로 돌아가. 네 사랑을, 최고의 기술로 빛나게 해.
그렇게 되면 너는 나의 햇살이 될거야. 선샤인. 그럼 어느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을래야 할 수 없겠지.
그럼 그때가 되면 내가 너를 쫓아갈거야.네 사랑을 구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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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대사와 여자 대사 가운데 나오는 몇몇 대사는 뮤지컬 아가사의 일부를 살짝 변주했습니다...음, 모작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긴 하는데요...이 경우에는 변주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