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 문을 부숴 들어가
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성문은 굳게 잠그고
창문은 살짝 열어놓았지
당신은 이미 날 본 순간
놓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순 없지.
당신이 맘에 들었으니
문고리 정돈 풀어줄게
문은 열어주진 않아.
두들기는 소리에 맘이 약해져
그래서 나도 모르게 대답하곤 했지.
하지만 거기까지.
문지기 없는 성
문 여는 건 당신의 몫이야.
가장 좋은 건
연못의 거위에게 물어봐
열쇠를 삼킨 그 거위에게
나도 모르게 문 열어줄까 싶어
던져버린 열쇠의 행방을 아는.
사랑이란 알 수 없는 것
두드리기 전, 부수기 전
본래 잠겨 있던 걸 살짝 풀어주는 것.
알면서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 새로운 위험에 도전하는 것.
그것이 사랑인가
난 알던 것조차 잊었네
하지만 사랑하는 이여
그대를 그래서 사랑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