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바다에서 단 한번도 꺾인 적 없는 연꽃을 꺾은 이여.
연꽃위에 발끝을 올리고, 그 파도를 넘은 이여
파도, 그 무한의 열반에서 떠나
고뇌로 가득찬 세상으로 들어온 이여.
그대에게 간구하노니.
세상은 어째서 이리 혼탁한가.
그대는 우리를 구하려 왔는가?
아니면 우리에게 영원의 얼굴을 한 억겁의 분쟁을 던지러 왔는가?
우리에겐 단 한번의 안식도 주어진 적 없나니.
그것은 신이 우리에게 무엇인지 기 천년이 지나도 알려진 바 없음일세.
신이 없음을 논하지 마라
다만 우리에게 신이 하나의 얼굴이 아님을 논하라.
그대는 그리 말하지만, 그것은 고통 중의 고통
발에도 못이 박히고, 손에도 못이 박혀
한모금의 액체도 넘기지 못한 채
고통스럽게 해골의 골짜기로 올라가는 저 무수한 자들을 보라.
그대, 안식을 베풀라.
우리에겐 그대같은 힘이 없기에
100년이고 200년 아니, 무한의 시간을
허무한 장난질로 보내고 마지막 순간에야
신의 손가락을 잠시 만질 수 있는 그 짧은 시간을
우리에게 허락하라.
신의 얼굴을 보는 것은 우리에게 버거우니
그저 손가락 한번 만질 수 있는 시간만.
오로지 그것만 나 기도하노라.
신이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는 그 시간을
절벽의 꿀을 핥듯 그렇게 기다리고 있노라고.
부디, 그 꿀끝에 독이 묻어 있더라도
오랜 기다림에 지친 불신자.
영원의 잠을 선택하여 안식을 구하고자 할지니
우리를 구하러 온 그대여.
부디 우리를 용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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