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어릴 적부터 인기가 많았습니다. 유난히 하얀 얼굴에 여자처럼 붉은 입술.
숱이 많지만 옅은 갈색머리카락, 투명하게 상대를 비추는 것 같은 눈동자의 동공.
여자아이들은 그런 그를 무척좋아했고, 남자아이들은 그런 그를 질투했지요.
나이가 들어서도 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붉은 입술의 색깔이 약간 바래기만 했을 뿐, 그의 섬세한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았지요.
그렇게 평생 살다갈 것 같았던 그의 일상은....

차갑고, 무섭고, 어리석은 것이었습니다.
그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고, 남자들 또한 진정한 우정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여자는 그리고 사람들은 그저 필요할 때 잠깐 미소를 짓거나 친절을 베풀 대상에 지나지 않았던 겁니다.
그는 결혼을 다섯번 했습니다만, 항상 끝은 그가 내는 것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하지 않는다고 그 말을 장난치듯이, 혹은 일부러 상처주는 듯, 아리쏭한 태도로 한 탓에, 이혼한 부인들은 엄청난 정신적 타격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야 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그런 식으로 말을 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친구들 또한 여자를 생각하듯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라고 해서 결말이 좋았던 건 아닙니다.  당신도 아시겠지만 그 사람도 결국은 노인이 되었거든요. 물론 그의 그 품위넘치는 아름다움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만.
사람들이 그의 곁을 떠나가버렸으니 그 아름다움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 사람도 결국엔 미쳐버렸죠. 원장님 말씀으로는 하루 종일 세수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자기 얼굴만 쳐다본지가 벌써 30년째라는군요.
그리고 그 세수대야를 치워버리면, 다시 돌려줄때까지 어린아이처럼 칭얼거린 답니다.
그래도 세수대야만 갖다주면 조용하니 얼마나 편안 환잔지 몰라요. 그것만 있으면 행복해보이거든요.
참 부러운 왕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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