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은 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이다.
원제는 50세 부터의 공부법.
내용만으로 본다면 굳이 50세를 붙여야 할 필요는 없어보이지만.
역사 소설 불씨는 행정학에서도 추천받는 소설책이다.
우에스기 가문이 우에스기 가케가쓰 때부터 빈궁한 곳으로 번을 옮겨야 했을 때 우에스기 요잔의 씨앗은 이미 나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100만석에 집착해서 얼마 되지 않아서 100만석으로 늘린 다테 가문과 비교하면 초라한 이야기다.
풍요롭던 번에서 쫓겨나 빈궁한 번으로 옮긴 후, 계속 빈궁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니까.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화나게 만들었다는 [나오에장]도 실제로는 있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만큼 가케가쓰가 아무리 똑똑해도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을 것이다.
도쿠가와 가문은 애초에 큰 덩치로 압박해올 우에스기 가문이 싫었던 게 틀림없다.
하여간에 그 빈궁의 씨앗에서 우에스기 요잔은 타오를 불씨를 발견한다.(이 제목을 한국판으로 단 분은 누군지 모르겠으나 굉장히 좋은 일을 하신 것이다. 국내에 잠깐이나마 이 소설이 붐이었다면 그건 소설가만큼이나 번역가, 제목 붙이신 분의 실력이라 할 것이다.)
나는 그 수업을 들을 때 잠시 이 소설을 접했다. 앞부분에는 압도당했지만 뒷부분에서는 조금 시큰둥해졌는데, 적어도 첫부분에서는 빈궁을 벗어나는 방법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뒷부분은 흔히 큰 회사가 그렇게 되듯이 배반과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간 다루기가 나온다.
용인술은 중요한 기술이지만, 그걸 나쁜 쪽으로 쓰게 되면 한없는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요잔의 총신이 그런 일을 저지르고 나서 담담히 서술하는 데 이르면 인간에 대한 불신도 생기면서 슬픈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는 감명은 뒷부분에 받았으면서 뒷 부분을 싫어하게 되었다.
다시 이 계발서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그 작가의 인생계발서라고 하지만, 어찌보면 반은 자서전인 듯 하다.
글쓰는 부분에 대한 내용도 많이 나오는데, 나는 애초에 글때문에 고른 건 아니었기에
덤으로 선물을 받은 기분이 되었다.
글은 글쓴이의 천직이니 그런 것이고, 불씨에 나온 행정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가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도 적어도 백수때보다는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으니까.
적어도 삶을 경험한 만큼 소화시켜 만들어낼 거리들도 많아지는 것이겠지.
그 점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흔한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직업을 꼭 가지라는 말은 저자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50대를 타킷으로 한 계발서니까.-
다만 날것을, 살아있는 것을 가지라고 말한다.
20대도 충분히 감명받고 실행할만한 이야기라 출판사에서 제목을 바꿔단 모양이지만...
확실히 그렇다.
도몬 후유지. 불씨를 쓴 저자.(정말 대단한 사람...)
불씨와 이 책 두권 다 읽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