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워서 침묵을 읽는다.

밤은 내 허리에 앉아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어둠은 아주 어둡지 않고

밝음도 아주 밝진 않다.

밤의 경계에서

그림자는 내게 이야기를 한다.

 

 

나는 듣지 못하는

읽지 못하는 그 이야기들을

밤은 얼마나 더 해주고 싶어하는 것일까.

 

 

나는 네 얼굴을 읽지 못하는데

밤이여, 넌 나의 얼굴을 읽고 있구나.

네 얼굴에는 수천만의 눈길이 있고

난 네 얼굴을 아직은 읽을 수 없다.

 

 

불면의 밤에

나는 너를 가끔 읽으려 하는데

너무 많은 길이 있어

길을 잃어버렸다.

 

 

넌 누구냐.

밤이여, 넌 누구냐.

침묵의 경전을 읽지 말고

내 얼굴을 읽으라 하는 너는 누구냐.

 

 

어둠이 지고

다시 해 떠오르면 잊을 망집.

그러나 밤 또한 돌아오기에

나는 또 다른 침묵의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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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불면이죠.(ㅡㅜ)

본래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밤잠이 깊었는데, 언젠가부터 점점 밤에 자는 시간이 늦어지더니

지금은 불면에 대해서 걱정할 정도가 되었습니다...저런.

이 시는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생각나서 다시 일어나서 쓴 시입니다.

일부러 글 쓰려고 잠 안자는 거 아니에요. 잠을 못 자서 쓰는 겁니다...시간이 아까우니까요.

불면의 동지들이여...(계시다면 말이겠지만.)언젠가 잠을 푹 잘 그날을 위해서 전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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