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란 눈앞의 찻잔

찻잔속에 차를 부어

잔안에 폭풍이 부네.

차라는 이름에

폭풍이 부니

그 어떤 정취란 말인가.

 

 

 

금으로 찻잔을 삼든

흙으로 찻잔을 삼든

폭풍이 빙글빙글 도는 것은

항상 있어온 일.

 

 

 

내 맘에 폭풍 하나

내 앞에 선 사람 앞에 폭풍 하나.

차조차도 마음을 잡지 못하니

다도속에 정숙을 가지기 이리 어렵구나.

 

 

 

다두여.

이제야 다도가 어렵다는 그 말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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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다도에 매력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정식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한때 차에 취미를 가지려고 한 적도 있었죠.(라지만, 실제적으로는 차는 대충 우려먹어도 된다고 생각한 적도 많습니다.) 국내다도를 익히는 게 더 나았을테지만, 정작 저는 어린 시절에 읽은 센노 리큐에 대한 일화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센노 리큐는 한동안 제 위인 서열 중에서도 제법 높은 위치에 있었죠.(물론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반대한 사람이라서 그런 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얼마 전에 온 에어에 올렸던 다도를 다룬 글만 한권이 된 모 저자에게 푹 빠져, 나중에는 위작이라는 설이 도는 남방록도 전자책으로 구입하기도 했었구요.

왜 이렇게 사적인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저 시에 나오는 다두가 바로 센노 리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한국 사람이지만, 소설이나 영화 등등에서 나온 리큐의 일화는 그가 한국은 몰라도 일본에서는 정말 다두라고 불릴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는 사실 독후감이기도 합니다. 드디어 대망 7권에 들어갔는데,하필 리큐가 죽기 직전이군요...리큐를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아서 이렇게 시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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