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준은 밤중에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옛 상처를 들춰서 어떻게 될까...싶었다.

복수라면 복수이리라. 자신에게도 상해를 입히는 복수. 아니, 그 이전의 사건의 복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안 주무십니까?”

 

비서로 들인 청년이 그에게 물었다.

 

 

“아직, 안 가고 있었나?”

 

 

“은미씨가 가보라고 해서...”

 

 

“은미씨도 아직 안 가고 있었나?”

 

 

“예. 이준구 사장님이 가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아...”

 

 

“안 주무신다면 더운데 에어컨이라도...”

 

 

“아니. 됐어.”

 

 

자리에서 일어난 길준은 건물의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는 뭔가를 보았다.

 

 

“자네.”

 

 

그는 천천히 비서에게 물었다.

 

 

“경비한테 바깥 불 켜라고 했었나?”

 

 

“아니오? 경비하시는 분들이 오늘부터 휴가라고...사장님이 휴가 주셨다고 하던...아."

 

 

"휴가?“

 

 

길준이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세콤 걸어둔 거 돌려.”

 

 

“예. 알겠습니다.”

 

 

일시적으로 해제가 되어 있었던 듯, 비서가 원격으로 세콤을 조정하자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길준은 그와 동시에 박차고 들어온 심부름 센터 직원의 칼을 피하고 돌려차기로 그 칼을 공중으로 날려보냈다.

 

 

“그만 움직여. 이 새끼야. 네 여자 목숨을 받아놨다.”

 

 

하지만 그 동작은 이내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은미가 그 중 한 놈에게 목이 졸린 채 버둥거리는 모습이 화상 시스템을 통해서 보였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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