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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률은 모아들인 정보를 파악했다. 자신의 편에만 서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유능한 몇몇 기사들은 길준의 편이었다. 길준의 정체까지 덤으로 파악하게 된 병률은 곧 길준의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한 탓으로 선금반납을 해야 하는 몇 명을 따로 불렀다.
“...죄송합니다.”
그들은 유능했지만 항상 유능할 순 없었다. 상대는 바로 여당의 의원이니까. 어설픈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가는 그들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질 위험이 있었다.
“아니, 뭐 꼭 그럴 필요는 없고.”
병률의 과거 직업을 알고 있는 그들이니 병률에게 더욱 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리 편하게들 앉지?”
“......”
“앉아야 이야길 할 게 아닌가.”
병률의 말에 한 사람씩 자리에 앉았다. 총 3명.
이 중 길준에게 가장 많이 선금을 받았던 자가 하나.
충분히 될 것 같았다.
“그 자네들을 고용한 남자 말인데...”
“네.”
“내가 자네 선금을 빼앗기지 않게 해준다면 어떻게 하겠나?”
“네?”
머리가 생각보다는 좋지 않은가 보다. 병률은 그렇게 판단을 내리고는 상대에게 다시 말했다.
“나같으면 선금의 몇 퍼센트를 붙여서 떼일 짓은 안 하지. 설사 한다 하더라도 자네는 그걸 그냥 뺏길 사람같지는 않은데?”
그 말에 상대의 얼굴에 마치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 같은 찬란함이 넘쳤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남은 자네 둘.”
“아,예.”
“잠깐 자리를 옮길까? 아, 처음 자네는 돌아가도 좋아. 내 제안을 곰곰이 씹을 시간이 필요할거야. 용기도 필요할테고 말이지. 부탁한 건 이미 자네 사무소에 있으니 알아서 해결하게.”
부탁. 이라는 말에 머리가 별로 좋지 못한 그 남자가 잠시 머리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이내 무슨 뜻인지 깨닫고 바로 방을 나갔다.
“왜 저 친구보고 나가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나?”
그가 나가는 걸 확인한 후 병률이 낮은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했다.
“뒷처리를 하라는 이야기겠지요.”
둘이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선금입금만 완벽하면 저흰 언제나 벙어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