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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률은 심부름 회사에 그 위치를 알려주고 누가 거기 있는지 사진을 찍어오라고 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거기는 이틀에 30만원 주기로 하고 빌린 점포였다.

한 사람당 삼천원 주기로 했다는 거기에 간 사람은 한명밖에 없었다는 보고까지 듣고 나서야 병률은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 한명이 어떻게 생겼냐는 심부름 센터 직원의 말에 잠시 빌려주고 감시했다는 건물주는 뚱하게 대꾸했다.

 

“어떻게 생겼는지 내가 어떻게 감시하고 있느냐고.”

 

“우리도 일이니까 좀 협조 좀 해주소.”

 

안면이 없는 것도 아닌 상대인지라, 주인은 한참 생각해보더니 자세한 대답은 전혀 아닌 단 한마디를 내뱉었다.

 

“대머리.”

 

“대머리? 그리고?”

 

“대머리는 여자 하나를 여기서 데려갔는데...취했는지 어쨌는지 여자가 정신을 잃었더라고. 늙은 여잔데...”

 

“늙은 여자?”

 

“대머리가 데리고 가는데, 그 대머리를 바래다주던 남자보고 그 대머리가 그러더라고 신부님. 이라고.”

 

“...신부가 이런 사기극에?”

 

“사긴지 아닌지 난 모르지. 뭐야. 뭔 신고라도 하려면 나하고 이야기는 하지도 말어. 재수없으니.”

 

“여기 빌리겠단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털이 텁수룩한 남자였어. 온 전신이 털같은 남자야. 그러고보니 전직 기자라던가. 요즘은 술집 한다던데. 술을 몇 개 좋은 거 갖다줘서 내가 장사 안되는 김에 빌려준거지. 뭐...”

 

심부름 사원은 그대로 그 자료를 병률에게 넘겨주었다.

병률은 약속한 돈을 넘긴 후 그 자료를 파일에 넣었다.

형제라도 용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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