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길준은 신문을 펴고 읽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시죠?”

 

저번 말다툼 이후로 다소 친근해진 두 사람이었다. 물론 서로간의 감정이 기본적으로 원활하지는 않았기에 다소 딱딱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상하군요...”

 

“뭐가요? 아니, 그것보다 신문을 읽으시는 게 이상하네요. 인터넷으로 보면 더 빠를텐데.”

 

“습작하던 시절의 습관이죠. 신문은 통째로 읽어야 제 맛이니까. 난 그렇게 알고 있어요. 지금은 소설가의 꿈은 버렸지만 우습게도 아직까지 그 버릇은 그대로죠.”

 

“근데 뭐, 독특한 걸 발견하셨나봐요?”

 

“아, 보여드려도 상관없겠죠. 이리로 와서 좀 보세요. 이런 광고같은게 있군요...”

 

은미는 속으로 셜록홈즈의 단편을 떠올리면서 얼른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신문은 연합뉴스의 신문을 주로 갖다쓰는 지방지로써 하단부에 조그만 광고가 하나 나 있었다. 신문을 뼈째로 씹다시피하는 애독가들이 아니라면 읽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군침이 도는 기사이기도 했다.

 

“남이 쏟은 커피 때문에 화상 입은 사람을 찾습니다. 1도에서 3도까지. 혹은 커피로 죽은 사람도 알고 있는 사람도 찾고 있습니다. 한 사람당 매일 3천원을 드립니다. 단 화상의 경우 최근의 상처가 아니라 1년은 지났어야 합니다.”

 

3천원 때문에 가기에는 뭔가 좀 좀스러운 구석이 있었지만 확실히 길준의 말대로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나는 한 사람 알고 있긴 합니다만.”

 

길준은 그렇게 말한 후 입을 다물었다. 은미는 그 사연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단순한 장난쯤으로 치부하기로 했다.

 

“특이한 광고네요. 3천원이 공짜로 생기면 좋겠지만, 그것 때문에 가는 값이 더 들겠어요.”

 

“뭐 생각나는 거 없습니까? 은미씨?”

 

“셜록홈즈가 되고 싶은 거군요.”

 

“음, 내가 좀 한가하다면 직접 응하고 싶지만 그건 안되겠고...”

 

“신문을 그렇게 꼼꼼히 읽으시는 분이 한가하지 않다는 건...”

 

그 말에 길준이 빙긋 웃었다. 쓸데없는 시간낭비라는 말을 하려고 한다는 걸 안다는 듯.

 

“이 친구들은 날 찾는 것 같군요. 하지만...”

 

“하지만?”

 

“내가 직접 가면 안될 것 같아요. 적을 옆에 두는 건 위험한 짓이죠. 당신만 해도 버거운데.”

 

“...여전하시군요.”

 

씁쓸한 그녀의 미소에 길준이 고개를 반쯤 까닥였다.

 

“커피 때문에 화상을 입었건 아니건 화상자국은 거의 다 비슷하니까. 이 친구들은 헛수고만 할 것 같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준구씨가 대신 가주면 좋을 것 같아요.”

 

“호, 대신 가도 상관없다면?”

 

“3천원보다 돈이 더 들지만 나도 가끔은 이런 장난에 응해주고 싶어지죠. 적이건 아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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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내용은 미리 생각해두었지만 손이 안 나가서 늦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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