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메마르고 지치면

우물로 내려가라.

그 우물 밑

뱀이 숨어 그대를 기다리리니.

 

물에 빠져 밑으로 내려가는

우리는 죽은 것인가.

죽기 위해서 내려가는 것인가.

 

다만 내려가기 위해서 죽어가지는 말라.

뱀에게 물리기 전

아픔을 없애기 위해서 물에 빠지지 말라.

그 아픔 순간일뿐.

 

눈을 뜨고 번쩍이는 뱀의 껍질을 보라.

뱀의 꿀같이 순하고 번개같이 빠른 독을

절실히 느껴야 하리.

 

뱀이 무는 순간

그대는 우물 밖에 서 있으리라.

행복은 뱀의 독과 같으니

그러기에 메마르고 지친 그 순간에

그대는 우물의 뱀을 갈망해야 한다.

 

연어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면

연어가 아니듯

그대가 우물을 거쳐 뱀에게 물리지 않고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은 아픔 없이

행복이 없기 때문이다.

 

그대, 메마르고 지친 날에

시원한 우물 안으로 빠져들라.

그러나 잠들지 말고, 깨어 있으라.

순한 독을 몸에 품고 그렇게 죽어있다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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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인적으로 굉장히...한 날이었습니다.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날이었죠. 날씨도 좋았고...그랬는데...

음...가끔은 이런 날도 필요하죠. 필요할 거에요. 아마.

좀 피곤한 느낌이 듭니다. 지루하진 않으니 다행일거에요.

그런데 저도 저 뱀이 좀 필요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읽다보면 아셨겠지만 유명 시인의 [화사]라는 시의 표현법과 철학자 강신주씨의 표현을

빌려썼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표현인 그 독은 꿀과 같이 내 입술을 지나 위로 내려가고...라는 표현을, 강신주씨에게서는 연어 비유를 갖다썼지요.

뭐...그렇습니다. 오늘따라 제가 말이 많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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