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죽였는지 궁금하나...‘

 

지윤은 일본 록밴드가 만든 음악을 들으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이미 피정이고 뭐고 다 없어진 상황이었다. 준구의 사단법인 이사 건에 대해서라면 이미 거절을 해 놓은 상태였고, 이젠 형이고 뭐고 종교가 뭐고 다 때려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신부직조차 내려놓는 걸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지만 내려놓자면 이 보호막을 뚫고 나가야했다. 하지만 길준은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자신도 그렇게 쉽게 죽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갇혀있던 몇 개월동안 그는 점점 누명을 뒤집어쓴 죄인처럼 히스테릭해져갔다.

 

아무도 네가 죽는 걸 궁금해하지 않아.’

 

노래의 뜻은 몰랐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게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귀는 뚫려 있었던 모양인지 뉴스가 귀에 들어왔다.

 

[모 의원의 보좌관으로 있었던 한 40대 가장이 머리를 관통당해..]

 

그는 순간적으로 이어폰을 빼고 뉴스를 보았다.

 

[몇년 전 한 주부가 배에 관통상을 입고 사망한 것과 유사해 경찰은 같은 범인의 소행으로 보고...]

 

형이다. 그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길준의 말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그때는 형에게 연민이 가기도 했었다.

한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했기에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간 자. 라는 죄목은 형을 하마터면 용서하는 위험한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알았다.

이것은 [위험하다.] 절대적으로.

무고한 사람이 죽은 것이다.

그리고 그는 결심했다.

 

[더 이상 이 괴물들을 내버려 둬선 안돼.]

 

하지만 그는 같은 시간, 길준의 모친이 특별수용되게 만들어져있는 무허가 요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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