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내지 않고 살아간다면
언제까지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도
욕심이다.
풀 뜯으며
와인잔 기울이며
담배 피우지 않고
육식하지 않으면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서서히 노쇠해간다.
얼굴의 검버섯, 흰 털이 반백되어
뼈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건강하게 살지 못한다면
그 나이 되기 전 죽겠다고 말하는 이들.
단 한번도 저물어가는 아픔을 맛보지 않겠다고 하는 이들
나 또한 이들 중 하나였으니.
위대한 늙음이 아니면 내게 죽음을 달라 한 이들에게
그저 한떄의 치기였으니 웃고 넘어갈 일일지도 모를.
그 순간은 몇십년 후의 아픔으로 남게 되리.
반백된 머리, 언젠가 완전히 하얗게 되고
검버섯 핀 얼굴에는 더 이 상 필 자리도 없게 되는.
뼈는 흙속에 완전히 사그라져 움직이지도 못하고 파묻히는 그 순간.
그 순간이 언젠가 오리라.
그 순간 오면
우리 젊었던 이들이여.
자기 자신의 젊은 쾌락에
울게 되리라.
껴안지 못하고
울지 못하고
웃지 못하고
눈 마주치지 못하는
그 암흑의 순간이 오게 되면
우리는 살아있던 꽃을
투명한 수반위에 띄우듯
그렇게 삶을 죽음으로 포장하게 되리라.
그러니 억지로 젊음을 꽃꽂이 하지 않고
늙음을 숨기지 말고
나, 삶을 즐기리라.
삶이 죽음을 포장 하든
죽음으로 삶을 포장하든
결말은 같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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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텔레비전에서 스웨덴 노인들의 행복한 삶에 대해서 방송하는 걸 보다가 중간에 나왔습니다.
다큐치고는 화사한 색감이어서, 꽤 즐겁게 보았습니다. 인터뷰도 짤막하면서도 주제를 부각시키는 면이 좋았어요.
그런 노인이 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진짜로 10대에는 40에 죽으면 참 좋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철없는 생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