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번쯤 하늘을 꿈꾸지 않았을까.
푸른 하늘, 활공하는 독수리.
어둠속 내리찍는 번개가 되고 싶지 않았을까.
번개도 아니고, 독수리도 아닌 나는
하늘만 쳐다볼 뿐.
달리지도 못하고 기어서 엉금엉금 하늘 보는 나는
거북이.
부러워서 하늘을 향해 뛰다가
등에 멍이 들었네.
가다가다보면 산이 하늘과 맞닿아있는 곳 있을 거라며
걸어가다가 어느날 하늘이 호수에 담겨있는 걸 알았네.
호수에 잠겨 하늘을 맛 보았네.
나는 거북이.
맛을 보니 다를 것도 없었네.
하늘을 가리는 번개도
활공하는 독수리도
하늘을 전부 다 지배하진 않았네.
그것들은 호수의 파문에 번져 사라지는 희미한 것들.
난 거북이라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하늘을 부러워하지 않는 거북이.
이제야 진짜 거북이가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