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투성이가 되어 있는 신사에게

어떻게 함께 차를 타자고 권유할 수 있는가.

멋진 저녁, 멋진 아침을 같이 맞이하자며

차에 태웠지만

차형이 마음에 안드는 건지,

승차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옷 핑계를 대면서

휑하니 내빼버린다.

 

 

저녁은 함께 했지만

그 고약한 차에서 이런 옷으로

조찬을 함께 할 생각은 없다면서

만찬도 아주 조금 먹었던 그는

아마 이미 질려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어쩌면 그가 지불해야 할

조찬이 그 비용에 비해서 초라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내가 집사로서 부족한 점이 있는지

아니면 본래 그런 성격인건지는 알 수 없다.

나도 만찬 비용을 생각하며 그가 떨어낸 흙을 보며

약간의 배신감을 느낀다.

원래 그랬을테지만.

 

 

 

고향에 도착한 후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내 뒤를 따라다닌다.

만찬도 마지막엔 한숟가락도 들지 않던 그가

집으로 돌아가니 내 생각이 좀 나는 모양이다.

여전히 태비 정장에 흙투성이인채로

그는 날 부른다.

언제 멋진 만찬, 조찬 없어?

그것이 고양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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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겠다고 데려온 건 좋았는데.

도망쳐버리더군요. 저녁만 먹고.

실화입니다.(ㅡㅡ)

매정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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