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는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조금이지만 보람을 느꼈다. 결국 이렇게 되어 버린 거 상황을 즐기자고 만든 마음이었지만 그게 진심이 되었다.
“병률씨.”
그녀는 아까전부터 멍하니 해바라기꽃을 보고 있는 병률을 불렀다.
“...으응?”
주목의 대상이 갑자기 되었기 때문에 m의장이 언론을 피하고, 그동안 평범한 선인이라는 걸 어필하라면서 지정해 준 고아원이었다. 근데 우습게도 당사자인 병률은 바깥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거나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
“당신 정말 출마할거야?”
“......”
“지금이라도 포기하면 안돼?”
“...왜? 당신은 싫어?”
“우리한텐 너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윤희는 되도록 강조점을 우리에 두었다.
“처음부터 어울리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병률은 윤희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우린, 좀 더 나은 인생을 살게 될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난 말이야. 당신이 경찰일때도 이런 걱정 해 본적 없어. 그리고 난 당신이 경찰이었을때가 더 나은 인생이었던 것 같아. ”
병률은 아내의 손을 꽉 잡았다.
“내가 약속할게. 우린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을 거야. 이거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
“그럼 한가지만 더 약속해 줄래?”
“뭐?”
병률이 예전같은 미소는 아니었지만 환하게 미소를 짓는 게 좋았다. 윤희는 그 웃음이 좋았다.
“당신 출마했다가 떨어지면 우리, 이런 시설같은데 들어가서 애들을 보는 거야. 우리 둘은 아이가 없으니까 그래도 될 것 같지 않아?”
“으음..”
병률은 말인지 신음인지 모를 말을 흘리고는 다시 해바라기꽃에 눈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몇시간 뒤 두 사람은 m모 의장의 부름으로 고아원에서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