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갑자기 예전의 친구로부터 비둘기 서신을 받았다. 옛적에 짓궂은 장난질을 치던 친구인데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다시 만났을 때는 수염을 길게 기른 품이 노인처럼 보였다.
가족에 대해서 물어보니 벌써 손자를 다섯이나 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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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근 20년만에 다시 보니 많이 늙었지?”
손자를 물어본다고 은근 타박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열여덟살같은 기분이네.”
“.....”
“자네도 지금은 궁중관리지만, 예전에는 나랑 같이 장난도 많이 치지 않았나.”
“그랬...었지.”
가지각색의 장난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질 일이었다.
“내가 왜 대로 왔는지 아는가?”
“.....”
“나는 몇 년뒤면 환갑이네. 이제 완전히 노인취급이야.”
“.....”
그러고보니 그와 나는 거의 띠동갑이었다.
“난 아직 노인이 아닐세.”
“아니, 자네가 그런 말을 한다고해서 달라질...”
“그러니까 자네 도움이 필요하네.”
“?”
“...기루에 침입해서 기생을 하나 보쌈하자고.”
“자네, 아내 얼굴을 어찌 보려고.”
“그 사람이 설마 대까지 오겠나? 더더군다나 자네와 나의 실력이라면 들키지도 않을 걸세. 자네도 옛날에 기루에 뛰어들어서 무기, 예기를 보쌈하지 않았나. 불행하게도 자네가 나같은 풍류남이 아니어서 그저 장난치는 걸로 끝났으니 그게 애석하이.”
...철이 덜 들어도 한참 덜 든 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도망치려고 하자 이 친구는 내 소매를 붙들고 늘어졌다.
“내가 이제 몸이 좀 느려져서 그러니 자네도 같이 가세.”
“.....”
“같이 가세나.”
“나는 관리일세. 더더군다나 지금은 근신 중이야.”
그때 육황자의 비둘기가 갑자기 탁자에 뛰어들었다. 온통 하얀 빛깔인 비둘기.
그건 육황자의 상징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