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경과 번호 1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고 있는겐가.”


 

좌장군 우익은 어제부터 벌벌 떨고 있는 무사에게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자네가 그러고도 과연 장원국의 장군이 될 사람이란 말인가. 간단한 시험 하나도 통과하지 못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게.”


 

얼굴이 창백한 그 자는 계속 먹은 것을 게워내고 있었다. 어제밤 전하의 침실에서 밀지를 받으러 갈때도 저렇게 서 있었는데...


 

“우익. 왜 그러시는게요.”


 

내 말에 우익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패설사관이시군. 이것 좀 이야깃거리로 만들어 보시지 그러오. 어제 사냥대회를 열어서 보병과 기병 중 특출한 자를 뽑는 시험을 열었는데, 글쎄. 같은 조를 짠 자가 머리를 먹힌 자리에서 계속 토악질만 하는 거요. 뭐,짐승한테 물어뜯기는 거야 흔한 일이라지만, 복귀도 하지 않고 계속 괴물만 봤다고 이야기하니 이거야 원...”


 

“괴물?”


 

어제 전하께 들려드린 이야기도 괴물 이야기였다. 예로부터 적오는 괴물들의 온상지로 여겨져왔다. 물이 부족한 장원국 내에서 유일하게 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그곳 사람들은 노래는 좋아하지 않고 검무와 수영을 좋아했다. 당연히 뱃사람들은 바다와 강을 기반으로 상업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밝은 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원국에서는 대대로 물을 어렵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 밝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죄수들이 그곳에서 노비로 지내거나 갇혀 지냈다.


 

“산해경의 괴물이라도 된단 말인가?”


 

내 말에 그 보병은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이었다.


 

“이름이 무언가.”


 

“수리라고 합니다.”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댄 자는 창백한 얼굴이지만 본래는 기백이 제법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리. 그 괴물이 어이 생겼던가.”


 

“갈기가 온 몸에 있고 눈과 이빨이 수다하고...”


 

“쯔쯔. 달밤에 어떤 처자 하나가 보석 하나를 내미니 그 괴물이 꿀꺽 했다는 이야기는 왜 안 하나...기껏 해야 곰이나 봤겠지.”


 

미친 게 틀림없다는 좌장군 우익을 말려, 수리를 내 무관으로 삼았다.

별 도움이야 안되겠지만 적오가 그 지방의 패설사관이 마지막으로 보낸 보고서와 같다면 그럭저럭 쓸만은 할 것이다.

미쳤든 안 미쳤든 그 이야기는 패설사의 한 장으로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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