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젊은 친구에게 가르쳐줄때도 그는 그걸 잊어버린 적이 한번도 없었다.

복수의 가장 강한 무기는 돈이었다. 돈 없이, 사람없이 진행되는 복수라는 건 그는 믿지 않았다. 자식들에 의해서 돈을 빼앗기고 병원에 처음 감금되었을 때 그가 느낀 건 한없는 막막함이었다. 자식이 각기 다른 여자에게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했던 막막함이었다. 그는 돈이 있었고, 그걸로 여자들과 아이들을 지배했다.

아이들이 싫은 소리를 하면 때렸다. 그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아이도 때렸다.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현명하게 구는 아이도 때렸다.

도대체 기준이 없어보이는 그 훈육 방식은 아이들에게 일종의 생존감각을 기르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그가 노쇠해질 기미가 보이자 합심해서 그를 병원 아닌 병원에 가둬버렸다. 그가 겨우 오십을 넘어서는 그 나이에 갇혀버린 것이었다.

 

도대체 복수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안 가능하면 어떡할테냐.”

 

노인과 병률은 나란히 걸었다.

발자국을 한번 한번 디딜때마다 두 사람은 키들거리고 웃었다.

 

역시 당신이란 사람 웃기네요.”

 

그런 놈밑에서 일하는 네놈은 썩은 놈이지.”

 

병률은 총구를 노인의 허리께에 갖다대었다. 실탄이 묵직한 것이 느껴졌다.

이제 더 이상 요양원 탈출하기 놀이는 없습니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성가셔요. 그분은 그렇게 생각하시고요.”

 

네멋대로 하려무나. 아들아.”

 

노인은 자리에 멈춰섰다. 그들이 산책하는 동안 주변은 형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네 동료를 그런 식으로 가둬버린 건 정말 좋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없는 곳에 보냈더라면 더 좋을 뻔했구나.”

 

당신은 위험한 노인네니까 감시원이 필요했거든요. 이렇게 뜻대로 움직여줘서 고맙군요.”

 

병률이 선량해보이는 미소로 답변했다.

 

하지만 이제 그 아들 아버지 놀이도 끝나는군요. 이번에는 진짜 병원으로 보내버릴테니까. 알아서 하시죠.”

 

넌 친구가 한명밖에 없었을텐데...”

 

한명밖에 없으면 어때서.”

 

병률이 날카롭게 대꾸했다.

 

그 한명밖에 없는 친구에게 복수 당하는 기분을 한번 맛보거라. 내가 낳은 자식들에게 철저하게 복수당했듯이. 네 녀석들도 그런 복수를 당할 거야.”

 

당신 그럼...일부러?”

 

그리고 그와 동시에 탕!하는 소리가 났다. 노인이 병률의 총이 아닌 옷 어딘가에 숨기고 있던 총을 자신의 머리를 향해 당겼던 것이다. 피가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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