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썽을 피우고 그러세요. 나이도 드신 분들이...”

 

관리사가 와서 두 사람의 눈에 든 멍을 보고는 혀를 찼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팔을 걷으라고 말했다.

 

왜 주사를 맞아야 하노?나는 멀쩡한데.”

 

그 사람의 말에 관리사가 피식 웃었다.

 

항상 멀쩡하다고 그러시잖아요. 그걸 누가 믿는다고.”

 

니네들이 그렇다고 의사는 아니잖야. 내가 나가는 걸 막는다면 너희들도 콩밥을 먹어야 할걸.”

 

그의 협박에 관리사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불쌍한 영감님. 벌써 몇 번째 그 말 반복하는지는 아시나요? 그래봤자 안되잖아요. 아무리 멀쩡하면 뭘해요. 영감님 자식들이 퇴원에 동의하지 않는데...”

 

“.....”

그 사람은 한숨을 푹 쉬고는 자리에 드러누워버렸다.

 

, 원장님이 그러시던데요. 한번만 더 말썽을 피우시면 독방으로 보내드릴 거랍니다. 선생님 약도 돌려주시지 않을거래요. 왜 심장약 있잖아요...선생님이 매수하신 감시원들은 다 내보냈어요. 그러니까 아시겠죠? 최대한 아주 최대한 조용히 계셔야 한다는 거.”

 

호로새끼!”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후 이불을 뒤집어썼다. 관리사는 안됐다는 듯이 보더니 이내 길준에게 고개를 돌렸다.

 

선생님도 여기 계실려면 조용히 계셔야지요. 저분 자극해봤자 좋을 거 하나 없답니다. 저분은 원래 저렇게 생겨먹었는걸요. 20년이 넘게 갇혀 있으면서 혼자서 별의 별 망상을 다 하죠. 그래도 재산은 많은지 20년 넘게 가족들에 의해서 갇혀 있으니...”

 

길준은 처음으로 그 남자에게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안정제를 맞고 난 후 천천히 그 남자에게 질문할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 것은 단순한 졸부도 아니고, 정신 병자도 아니며, 그저 날카로운 관찰력을 지닌 ,가족에 의해서 버림 받은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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