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발을 적시네.

그대가 서 있는 줄 알고 잡으려 했지만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멀어지기만 하는 그것은

달빛 받은 빗방울에 비친 그대 그림자.

내 손에 닿으면 사라지겠지.

 

 

당신의 발자국 하나하나에 남은 꽃잎을 주워올리네.

빗방울이 흘러 흘러 강으로 가는 것처럼

그대와 함께 한 시간은 결코 돌아오지 않겠지.

꽃잎 따라 가면 갈 수 있을까.

저 꽃길이 천리 만리 이어지면 따라갈텐데.

아아 야속해라. 구름아, 바람아.

 

 

창가에는 부들을 놓고, 뿌리얕은 연꽃도 띄우자.

빗방울처럼 다시 구름으로 돌아가 버린 사랑을 위하여.

창가는 항상 열어놓자.

어느날 비 촉촉이 내리는 날, 구름에서 떨어질 당신.

꽃향기 맡고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무산선녀의 기도를 올린다.

해뜨는 날에는 그대 구름으로라도 있어줘.

그리고 흐린날 물방울 되어 천리 만리를 날아서 내게 돌아와줘.

떠나갔던 것처럼 발자국 하나하나 꽃잎을 밟으며 돌아와

구름으로, 빗방울로, 저 연꽃의 꽃잎을 바라는 마음으로

당신의 발자욱을 오늘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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