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길원택은 병원에서 나오자 마자 피식하고 헛웃음소리를 냈다.
공연의 유령이 도와주긴 누가 도와줘.
이런 말이 있긴 했다. 공연이나 영화가 더 잘나가려면 귀신 소동이 있어야 된다는 말.
산전수전 다 겪었어도 권선생도 아직까진 그런 헛소문을 믿는 사람중 하나였다. 속이기 너무 쉬워서 짜증날 지경이었다. 하긴, 그의 열정을 생각하기 때문에 길원택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겠지만.

 

"이번 두번만으로 끝나면 좋을텐데. 슬슬 귀찮아지거든."

 

병원 보도 저 뒤끝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어떻습니까. 일 제대로 된 거 맞죠?"

 

"응. 잘 했어."

 

길원택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유령]에게 말했다.

 

"앞으로 몇번 힘을 빌려야 할 것 같아. 나는 아무래도 전직 의사니까 가장 의심받기 좋거든."

 

"얼마든지 도와드리죠. 대신에 제 얼굴 꼭 봐주시는겁니다."

 

"같은 병원에 그 세 사람 있는 동안에 잘 부탁해. 필요한 약은 바로 넘겨줄테니까."

 

"걱정마세요."


권선생에게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조유나, 유선생도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말씀하시는대로 시간 내에 처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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