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커플이 되면서 윤승아는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졌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녀가 몰인정하고 어이 없는 어린애라고들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라고 해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구해달라고 한 적도 없고, 하필이면 그 샹들리에가 중우씨 자리에 떨어진 것 부터가 마음이 아플 뿐이었다.
진중우는 이 사고로 인해서 형에게 한동안 보디가드를 꼭 붙이고 다니고, 아니면 아예 출입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윤승아는...

 

"넌 음이 깨끗하지가 못해. 요즘은 아이돌만 해가지고는 먹고 못 산다고. 이번에 새로 올라갈 뮤지컬의 주역으로 올라갈 준비를 해. 연습하라고."

 

길원택에게 달달한 연애과정을 거치기 보다는 가수대 가수로 일대일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일부러 퉁명스럽게 그녀에게 말을 걸고, 괴롭히는것처럼 레슨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곡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고,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그럴수록 윤승아는 진중우가 언제 공연에 올 것인지, 또 집에 갇혀 있는지만 궁금해했다.

 

9.

 

"길선생 성공했네요."

 

혹독한 레슨을 본 다른 선생이 길원택에게 시비붙이듯 했다.

 

"품속에 그렇게 오다싸고 있으니  어떻게 돌아가는지나 알아? 당신네 공주님이 맨날 당신 눈치만 본다잖수. 연애야 아이돌이니까 본래 못 한다지만 애초에 자기 여자로 도장이나  찍고 말야. 그것도 사고를 위장해서 말이지."

 

그 말에  상한 얼굴을 그쪽으로 돌린 길원택은 다짜고짜 말도 없이 선생의 멱살을 잡았다.

 

"뭔 소리야."

 

"내가 모르는 줄 알아. 진중우씨 의자에 샹들리에 떨어지게 만들어놨잖아!"

 

길원택이 살짝 입가를 올렸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그거 범죄라고."

 

"난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어. 예를 들어볼까? 지금 네 목 잡았으니까 그대로 넥타이로 목을 죄는 거 못할 거 같아?"

 

그리고 진짜로 길원택은 그의 목을 졸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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