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카모토 키요시는 들고온 노트북으로 그녀의 옛 DVD를 틀었다. 그녀가 마치 크리스틴처럼 복장을 한 채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장면이었다.
[당신의 음성.]
그녀의 음성을 한숨처럼, 마치 깃털을 떠받들듯이 그가 따라불렀다.
[당신의 음성.]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그녀의 곡 모두는 자신이 키를 낮춰 바로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곡들이었다.
[날 움직이게 해. 날 다시 살게 만들어줘.]
[날 움직이게 해. 또 다시 불러줘. 내게.]
단지 가사만 조금씩 바꿔서. 뮤지컬의 넘버처럼.
[날 멈추게 하지 마. 그대로 불러줘.]
길원택이 꺽꺽 거리면서 다시 대꾸했다.
[날 멈추게 하지마. 이대로 멈추게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