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구매한 책 중에서 눈이 반짝할만큼 신선했던 책을 꼽자면 단연 이 요리책!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그렇고 그런 웰빙(아..쓰기 싫을 만큼 지겨운 단어. 어디나 안 붙는데가 없는 싸구려 접두사 요즘은 로하스나 참살이로 옷 갈아입은 모양이다)요리책이라 생각했던 것이 조금 미안해졌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의 재삼사탕일지 모르고, 나 조차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 좀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그 외의 나머지 부분이 산뜻하였으므로 박수를 쳐주련다.
인터넷만 켜면 그럴듯한 레서피가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케이블TV 틀면 하루 종일 인기 요리 선생님의 강습을 볼 수 있는 세상이라(오 빅마마선생님!) 요리책 같은 걸 돈 내고 사볼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돈 주고 구입하는 것도 모자라 서평까지 쓰고 있다니; 어허.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읽고나서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강한 동기 부여를 받긴 했으나 (이렇게 다 해로우면 이젠 뭘 먹고 살란 말인가!)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좋을 지 난감하던 차에 이 요리책을 발견했으니 사지 않을 수가 없쟎은가!
육류를 거의 쓰지 않은 채식 위주의 음식, 해로운 식재료를 최대한 배제한 레서피, 다이어트시에 유용할 것 같은 저칼로리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쓰인 재료들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이고,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서 요리할 수 있도록 월별 가이드까지 실어놓았다. 설탕 대신 조청이나 꿀을, 코팅팬 대신 무쇠나 스텐레스 제품을.. 오호라. 게다가 사람만 잘 먹고 잘 살아 번성해보자~! 는 관점 대신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를 점수로 써넣은 점은 다른 요리책에선 볼 수 없던 것들이라 신선했다.
레서피에 아무리 충실하게 요리를 해도 입맛에 잘 안 맞는 경우가 있는 건 어느 요리책이나 마찬가지, 전부 그대로 따라할 순 없지만 적어도 채식, 건강식 위주의 식단을 꾸릴 때 괜찮은 아이디어원이 될 것 같다.
근데 이 책. 책 속에선 스텐과 무쇠가 좋고 코팅팬이 나쁘다고 해놓고, 요리 과정 사진엔 대부분 코팅팬을 사용했다.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더라면 책 내용에 더욱 힘이 실렸을텐데.
참, 생로병사의 비밀 1, 2권과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내용에 100% 만족하진 않지만, 애초에 정보를 얻으려는 의도 보다 동기부여를 받으려는 의도로 구입한 것이었다. 인스턴트 음식, 과자 끊고 건강 생각하면서 살아보려면 해이해질 때마다 바짝 나를 기겁시켜줄 책 몇권쯤 필요할 것 같아서..... 해 바뀌었으니 다시 한 번 꺼내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