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작가 유홍준출판사 창비새로 쓰는 화인열전 1편 겸재 정선국립중앙박물관이 서화실을 오픈했다고 떠들썩하다. 26년 4월까지 겸재 정선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2월에 나왔으니 책으로 작품을 공부하고 난 다음 그림을 감상하면 딱이다.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은 아주 새로운 책은 아니라고 한다. 1990년도에 나온 책인데 최신의 자료를 반영하여 다시 고쳐 쓴 책이라고 한다. 그만큼 겸재 정선에 대한 최신 동향이 들어있다. 작가는 겸재 정선를 화성이라 칭했다. 사실 그림하면 떠오르는 이는 정선, 김홍도, 신윤복 정도이다. 거기서도 풍경을 그린 이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을 꼽으라 하면 바로 겸재 정선일 것이다. 정선이 그린 시대의 명작을 꼽으라 하면 금강전도, 인왕재색도, 박연폭포, 선면 금강전도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금강전도가 왜 유명한 지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인간학적 미술사를 말한다.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며 그가 그림을 그릴 때 어떠한 상황이었는 지를 아는 것은 그림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이라 말한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화성의 인간적인 고뇌와 그 극복과정의 서사가 그림에 더해진다면, 그 그림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그림처럼보이지 않을 것이다. 정선의 그림 작품이 나오기까지 그도 수련의 과정을 거쳤다. 중국의 작품을 그대로 그리는 임작, 자신의 개성을 섞은 방작 등 꾸준히 그림을 그리다가 후기에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고 그림에 녹여낸다. 또한 경교명승첩을 단순한 그림에 글자가 있는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천 이병연과 겸재 정선의 우정이 담긴 이야기를 알고 본다면 그들의 관계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 역시 인간학적 미술사가 아니라면 다루기 힘든 일이 아닐까?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인 것 같다.
화학의 쓸모(초록색 버전) 1탄에 이어 열두달 화학의 쓸모(분홍색 버전) 2탄이다. 화학에 대해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열두 달 1년 동안, 한 달에 하나씩 이야기를 꺼내 보는 느낌이다. 각 챕터마다 화학에 대한 이야기 하나와 그 주제에 대해서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으로 얻은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인데, 이렇게 각 챕터별로 실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습한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른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잊혀졌던 화학의 내용들이 책을 읽으며 새록새록 다시 기억나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이나 어린이들이 읽기에도 좋다. 화학을 이론으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재밌은 실생활 이야기로, 실험으로 접근해서 재밌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불꽃놀이에 숨겨진 화학 이야기를 배우고 실험을 통해서 각각의 색깔을 재현해본다면 불꽃놀이를 볼 때마다 너무 재미있지 않을까? 아는만큼 보이는 세상이 너무 즐거울 것 같다.
할매 서평황석영 작가 장편소설출판사 창비 나는 이 책을 다른 어떠한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고 단 두 글자인 ‘서사’라고 표현하고 싶다. 삶과 죽음, 생, 자연의 순환이 아주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듯 흘러가고 있었다. 자연과 그 자연스러움의 사이에서 생이 있었다 사라지고 다시 반복된다. 그 서사 속에는 다양한 개인의 또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팽나무의 시작을 알리는 개똥지빠귀부터 하루살이, 몽각에서 작은연이 등 자연의 소재들이 시작과 끝을 마주한다. 팽나무는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삶과 죽음의 지극히 자연스러움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고 거역할 수 없는 진리인데 외면하고 살았나보다. 책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자신의 생을 힘차게 살아가다가 끝을 마주한다. 이 책은 장엄하지만 흡입력있게 읽힌다. 다양한 동물, 식물, 자연, 인간의 역사가 한 데 아우러져있다. 그 모든 과정이 연결되어있다. 찰나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부분으로만 생각해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 전체를 느끼고 하나의 순환의 틀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