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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이 책의 출판사 황금가지는 책을 참 아기자기하게 잘 만드는거 같다.
전에 읽은 '옆집 남자'도 그랬지만 책 디자인이 상큼하다.
책 날개 부분에 박하익 작가님의 프로필이 나와있는데 '생후 15개월 된 딸의 몸종으로 살고 있다.' 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너무 재밌었다. 작가님은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하지 않아 마야 문명에 깊이 실망했다고 하셨는데
멸망 예정일 전에 원고를 완성한 성실한 작가님께 찬사를 보낸다.
선암여자고등학교는 재밌게도 목차가 문제1, 문제2, 문제3 이렇게 되어있는데 그 문제들이 하나 같이 미스터리해서
앞으로 읽게 될 내용이 무엇을지 궁금증을 마구마구 불러일으킨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건 문제3이다.
'제시된 명제들의 참과 거짓을 구별하여 투명 미로를 미분하라'
대체 무슨 내용일까 짐직도 안갔는데 다 읽으니까 시원하게 이해가 갔다. 정말 내용과 문제가 딱 들어맞았다.
효조와 반아이들 간의 그 미묘한 관계들.. 다들 말하진 않지만 실제로 있는 그런 것.
실제로 이런 일을 겪진 못했지만 나도 4년전까진 여고생이었기 때문에 뭔가 내가 실제로 저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투명 미로의 존재를 밝혔고 그 이음새를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됐다. 효조와 반아이들은 어색하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게 되었고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는 유리미로가 더욱 크고 투명하게 확장된건지 아니면
정말 부서진 건지 헤깔리기만 할뿐이다. 심리 상담 선생님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자들에게는 그런 문화가 허락되지
않았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여자애들은 친구들과 싸워서도 안 되고, 경쟁해서도 안 된다는 식으로 양육되죠. 원래 미움이나
질투는 당연한 감정인데 그걸 억누르다 보니 음지에서 비겁하게 풀 수밖에요."
문제4와 문제5는 어의없기도 했고 재밌기도 했다.
아무래도 소설의 배경이 한국인데 총이라는 소재가 나는 영 어색했다. 거기다 고등학생과 총이라니..
채율이가 범인으로 오해받아 신상을 털리는건 현실적이면서도 웃겼다.
채율이는 천재인 오빠한테 가려져 기대 받지 못하고 가족들한테 늘 뒷전이여서 늘 인정 받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다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을 만나면서 여러 사람들과 부딛히고 눈 앞에 닥친 여러 일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난 대체
뭘까 궁금해하고 혼란해 하기도 하며 성장했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할 생각도 마음도 여유도 없었던 아이가 선암여고
탐정단을 만나서 달라진 것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가장 중요한 때에 선암여고 탐정단 같은 존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진짜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해주고 의견을 말할 수 있게 하는 존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