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바꾼 세계사 세계의 전쟁사 시리즈 5
모토무라 료지 지음, 최영희 옮김 / 가람기획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말이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시작한 그 옛날부터 기병을 주축으로 한 세계제국의 건설, 마차의 출현, 근대 들어서 말의 쇠퇴, 그리고 현대의 말 경주까지 그야말로 말에 관련된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쓰여져 있다. 저자가 말하려고 한 것은 간단하다. ‘말이 바꾼 세계사’ 제목 그대로인 것이다. 말이 세계사에 영향을 끼친 모든 것을 써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나의 흥미를 끈 부분은 "제국의 출현"이었다. 제국이 생겨난 이유는 기마유목민과의 접경지대에서 정주인들이 말을 사육하는 법과 기마기술을 들여오면서부터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마유목민들로부터 말을 타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더 멀리 정복하고 경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페르시아 제국이다. 페르시아는 유목민족이 전해준 기마기술을 이용해 광대한 영토를 지배한다. 다리우스 왕 때 놓여진 "왕의 길"은 총 길이가 2천여km였는데 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얼마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페르시아전을 관람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본 것과는 달리 ‘말’에 관련된 유물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부분이 ‘소’를 형상화한 것이 많았는데 조로아스터교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왕의 길’을 보면 페르시아에서 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페르시아전만을 봤을 때는 이 책에서 읽은 것처럼의 중요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정주사회에서의 제국의 출현은 유목사회에 위협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유목사회에서도 제국을 만들게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정주국가들과 유목국가들이 서로의 관련 속에서 발전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을 내내 니콜라 디코스모의 『오랑캐의 탄생』 제5장이 겹쳐졌다. 비슷한 논지이지만 모토무라 료지는 ‘말’에 주목하여 정주사회와 유목사회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세계사에 있어서 말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다보니 같은 말도 여러번 하면 거짓말로 들리는 것처럼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말이 그렇게 중요했나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말을 중심에 놓은 세계사의 여러 이야기들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것도 사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