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괴물 웅진 우리그림책 109
고혜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홍 괴물>

왠지 괴물은 어두운 갈색이나 검은색을 하고 무시무시하게 생겼을거라 생각했는데 사랑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분홍색이라니 제목에서부터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렇기에 책 내용이 더욱더 궁금했고 책을 받자마자 아이들과 함께 책을 펼쳤다.

우선 화려한 형광색의 주인공 애벌레들이 보인다. 어떤 현상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애벌레들의 모습이 귀엽다. 애벌레의 귀여움에 반한 두 딸 녀석도 번갈아가며 대사를 읽는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이야기에 푹 빠져서 책 한 장 한 장을 넘겼다.

이야기는 어느 날, 괴물의 소문을 듣고 두려워하는 애벌레들의 이야기다. 애벌레들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상황은 위협적인 상황으로 비춰지고 누구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괴물이라는 대상은 소문을 타고 점점 흉물스럽고 무서운 존재로 커진다.
화려한 형광색 애벌레들과 대비되는 괴물의 분홍색은 책을 읽을수록 더욱더 대비가 되면서 더 이상 사랑스러운 색이 아니다.
형태가 없는 분홍색이 조금만 비춰져도 이제는 괴물이 나올 것 같아 무서운 기운마저 감돈다.
한껏 애벌레의 입장에서 진행되던 그림책은 결말 부분에서 줌 아웃이 되고 반전이 나타나면서 마무리가 된다. 이야기를 모두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니 하나의 공포였던 애벌레의 주변 상황들이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것이고 전혀 위험한 상황들이 아니었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여러 플랜을 세우지만 일을 진행하면서도 여전히 두렵고 불안하다. 물론, 두려움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마무리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작아지지만 새로운 경험들은 늘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런 내게 <분홍 괴물> 그림책은 나의 틀에 갇히지 말고 줌아웃해서 보라고, 또한 별거 아닌 대상이 나의 두려움을 먹고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사랑스러운 애벌레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