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 16
야마자키 타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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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풋풋한 이야기. 게다가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미소년 미소녀!!(...하나시마다는?;) 중학교 3학년인 아마노 타이라는 나이에 비해 꽤 작은 키(150상당;)에 바닥을 기는 성적의 주인공이지만 주위 친구들로부터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멋진 녀석이다. 그리고 그런 타이라의 어릴 때부터 옆집에 살아서 이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친구 쿠사카 만리, 키는 타이라보다 20센티 가량이나 크고 성적은 1등이지만 타이라와 죽이 맞을 때 만큼은 거의 일심동체급.

보이-는 이 두 소년이 성장해가며 겪는 이야기들을 세세한 감정묘사와 부드럽고 예쁜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들의 매력도 철철 넘치지만- 그들을 둘러싼 조연들의 캐릭터도 하나같이 섬세하고 사랑스럽게 잘 짜여져있다. 타이라를 좋아하는 마코토와 히나키- 타이라와 만리에 비교해, 그녀들의 '여자들의 우정' 또한 만만치 않다-, 마코토를 좋아하는 하나시마다, 타이라를 좋아하지만 탄탄대로를 달리는 인생에 누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불쌍한 다카오카 등.

처음 1권이 발행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책이 나오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만 제외하면,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책이라 하겠다. 일본만화 특유의 유치한 사랑이야기나 과장된 표현도 적고, 건전하기가 엄청나지만 소년소녀들의 끊임없는 사건 사고들은 눈물나도록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이제 중3을 졸업해야 하는 타이라와 만리- 철든 후로 떨어져 본 적 없는 그들에게 어쩌면 헤어지는 아픔(!)이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가장 즐거운 중3의 마지막 이야기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완결이 머지 않은 것 같지만 발간 속도를 볼 때는 까마득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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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11
한승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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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던 만화의 절반은 공주 왕자 얘기였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상상하던 얘기들도 다 공주와 왕자에 관한 것들이었다. 지금도 아마 어린 아이들은 유럽에나 있을 예쁜 성과,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공주를 상상하고 있지 않을까. (갑자기 우리나라 아동 교육의 폐해가 절감된다... 왜 어린이들은 콩쥐를 꿈꾸지 않고 신데렐라를 꿈꿔야 하는지? 정말 서운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개인적으로 한승원이라는 작가를 참 좋아한다(좋아했다). 자잘한 글자들에서 느껴지는 위트와, 여자인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잔잔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들이 마음에 들어서- 가끔은 지나친 신파로 흘러가는 경향이 농후하지만 그래도 늘 기분좋게 그녀의 만화들을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프린세스는 그렇지가 못했다.

연재되는 프린세스를... 아마 단행본 3권가량? 분량을 읽고나니 그 다음부터는 도저히 읽을 자신이 없었다. 이건 정말 조류를 거꾸로 타고 올라가는 때아닌 만화다. 때아닌 만화에 극을 달리는 신파에- 게다가 만화를 굉장히 오래 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엉터리인 인체 뎃생이라든가 하는 것이 시대극이라는 거대한 플롯과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는다. 게다가 가느다란 선들과, 조금만 위아래로 앵글이 움직이면 어색해져버리는 그림체들은- 배경 어시스트의 놀라운 작화 능력에 파묻혀서 정말 빈약해보이기까지 한다. (한승원님,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뎃생 연습 좀 하십시오.) 시대극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수적인 웅장하고 스케일 큰 그림체는... 오로지 배경에서만 살아있을 뿐.
스토리 역시 그냥 읽는 재미 정도는 있을지 몰라도, 제대로 된 시대극이라고 하기엔 너무 약하고 우연적 요소도 지나치게 남발되어 있다.

단순히 공주와 왕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 에 그치는 만화는, 요즘 시대에는 좀 많이 뒤떨어진 게 아닐까? 올훼스 시대의 신파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반가울지도 모르겠지만, 갑자기 시대를 거꾸로 타는 작가의 시도에는 내심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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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소년이 좋다
남승희 지음 / 해냄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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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을 좋아하는 사람의 하나로써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이 책을 읽었다. 책의 외장은 글쎄... 실망에 가까운 편이었다. 책은 책답게 출판되어야지, 얼마 없는 글자들을 최대한 늘려보려고 엄청나게 띄어져 있는 자간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좀 거슬렸다.

내용은... 뭐랄까. 고개를 끄덕이며 읽긴 했지만 '아, 그렇군-' 하고 무릎을 칠 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누구나 묵시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자기 생각의 흐름에 따라 정리해놓은 것에 불과한 듯한 느낌. 책의 제목은 미소년이 좋다이지만 내용은 사실 미소년에 대한 파헤치기(!)라기보다는 과연 여성들이 진실로 원하는 해방이란 무엇인가-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점에서 약간 좌절... 책 제목은 내용을 반영해야지!) 그리고 그 방안에 대해서 역시 뭔가 혁신적이고 새로운 주장을 펼친다기보다는 그저 관념의 정리, 그 정도.

글쎄, 미소년이나 아이돌-에 대해서 조금의 관심도 지식(?)도 없는 사람이라면 조금쯤은 '아, 과연-' 하며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미소년에 대한 어떤 눈물겨운 공감-_-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쁜 것이 추구되는 것은 생물적(본능적)으로 당연하다-는 것에서 미소년의 기준이라든가 추세...쪽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도 좀 앞뒤가 없어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점은 두가지.
한가지는 이 책은 미소년에 관한 책이 아니라 여성에 관한 책이라는 점.(솔직히 아주 센세이션한 것이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건간에- 여성해방이건 페미니즘이건- 지겨운 것이 사실이다. 흑... 나도 여잔데 정말 지겹다.)

또 한가지는- 이 책의 저자는 사실은, 미소년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는 점. (좀 더 연마하시기를...)
시간 때우기에는 좋은 책이다. 내용도 무척 짧아서 넉넉히 1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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