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책이 만들어진 순간부터 책 도둑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도서관의 소장품을 노린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범죄가 도서관의 역사를 더럽혔다. 실제로 책과 범죄의 관계는 책의 존재 이유와직접적으로 닿아 있다. 최초의 책(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점토판)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재산 소유권을 기록해서 이를 훔치기 어렵게 만들었고, 거래 내용을 기록해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약속을 쉽게 어기지 못하게 만들었다. 현존하는 점토판의 대다수가 누가 무엇을 소유했고, 누가 누구에게 얼마나 지불했는가 하는 재산과 지불 목록이다. 점토판이 제작되고 수천 년 동안 책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부정 거래 대상이 되었다. 우리는 과거에 발생했던 고소와 분쟁을기록한 문서 덕분에 중세 시대와 근대 초기에 책과 저작권에 관한 상당한 지식을 보유할 수 있었다. 버넷 스트리터가 사슬 도서관에 관한 1931년 조사에서 언급했듯이 "중세 시대에 책은 귀했고, 정직성 - P245
도둑들이 굴뚝을 타고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쇠창살은 관리자들이 도서관 절도를 막기 위해 사용한 많은 장치 중 하나였다. 어떤도서관들은 유리와 금속 버팀대, 금속 칸막이, 그리고 밀라노의 암브로시아나 도서관처럼 간격이 넓은 철망 뒤에 책들을 보관하는 것으로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 16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보들리언 도서관의 아츠 엔드의 경우 위층 서고로 올라가는 계단에 보안을 위해나무 창살이 둘러쳐 놓았다. 1581년 바티칸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몽테뉴는 책이 책상에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광경을 보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피터하우스와 세인트존스 칼리지의 도서관은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에 책을 연결하던 사실을 없앴다. 우리는 흔히 사슬 도서관이 중세 - P246
시대에나 존재했으며, 근대에 들어서기 훨씬 이전부터 사슬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버넷 스트리터의 조사에서 볼 수 있듯 다수의 대학 도서관은 18세기까지도 사슬을 계속 사용했다. 1742년에는 맨체스터 소재의 체텀 칼리지에서, 1751년에는 보들리언도서관에서 새 사슬을 구입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퀸스 칼리지에서는 1780년까지, 머턴 칼리지에서는 1792년까지 책에 사슬을 연결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는 모들린 칼리지가 제일 늦은 1799년까지 사슬을 사용했다. 이런 막판에 사용된 사슬들은 암흑시대나 중세 시대, 르네상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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