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에게 진단이란 나의 우울이 병이냐, 병이 아니냐 하는문제라기보다 누군가 나의 고통을 알아주는가, 알아주지 않는가의 문제이다. 고통을 계속해서 호소하는데도 반응하지 않는 사회에서 오래 홀로 버티던 사람에게 누군가의 ‘알아줌‘은, 그것이•설령 신자유주의 시대 감정 관리의 결과이며 다국적 제약 회사의자본주의적 책략이라 할지라도 소중한 것이다. 증상만 나아진다면, 고통만 경감된다면 무엇인들 못 할까?
‘알아줌‘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이다. 어쩌면 전부이다. 누군가를 죽고 살게 한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