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모든 만남은 배웅이 되고, 모든 감정은 후유증이 됐다. 이제 계절처럼 돌아오는 감정들이 있고, 그 계절에 앞서 옷깃을 여며두기도 한다. 악수를 건네는 손으로 안녕을 흔들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11쪽)

울기 전에 울게 될 것을 안다. 다시 마음을 여며둔다, 확률이 높게 뜬 일기예보를 본 것처럼. 우산을 챙긴다. 비가 내린다. 우산과 상관없는 비가 내린다. (14쪽)

이렇게 살기를 바라고 낳으신 게 아닐 텐데. (24쪽)

"미안. 혼자 있고 싶어요."
이 말을 꺼낼 수 없는 상대가 무섭습니다. (37쪽)

사람, 사람들이 네게서 자꾸 빛을 가져간다 생각했어. 너는 웃고, 계속 웃고, 몸이 안 좋아지고, 그래도 웃고, 낡고, 아프고, 또, 너는 웃고, 계속 웃고. (40쪽)

너 아쉬울 때만 나 찾는 것, 나는 좋아요. 평소에도 찾으면 정말 그걸 어떻게 견딜까 싶거든.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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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눈부시게 빛나는 나의 겉들.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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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냄새에 쉬이 익듯, 자신의 눈물에 익으면 어느새 스스로 애도할 수 없게 됩니다.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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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인 것은 많은 이가 알지만, 그런 나를 조심스레 대해 주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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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답시고 사랑해온 것들은 전부 겉일 수밖에, 깊어질수록 인정하게 됩니다. 감히 전부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은 겉. (•••)
다만 전해지는 체온으로 진실합니다. 당신들의 안을 사랑하고 싶어서 내내 겉을 안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싶어함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부를 수 없다 해도 별수 없이 그러고 싶습니다.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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