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쳤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비단 너에 대한 기대만을 접는 것이 아니다. 하나 부질없는 인간관계와 유지하기 급급한 세금고지서들에 대해서. 모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방적인 통보들에 더이상 흔들리고 싶지 않다. 얽매이고 싶지 않다. 나를 그동안 살게 한 것은 자괴감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자괴감마저 느끼지 않는다. (41쪽)